번역2021년 0610

‘현실감’ × ‘절묘한 에로함’ = 『유유시키』? 작가 미카미 코마타에게 묻는 연재 10주년의 지금까지와 앞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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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노하라 유즈코, 히나타 유카리, 이치이 유이, 이름에 ‘유’가 들어가는 여고생 3명이 싱거운 잡담을 하고 있을 뿐. 그저 그것뿐인데 어째선지 독자의 마음을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4컷 만화 『유유시키 (ゆゆ式)』. 연재를 시작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인기는 약해질 줄 모르고 수많은 팬에게 계속 사랑받고 있는 작품입니다.

학원제나 체육대회 등 일상 만화라면 필수라 할 수 있는 이벤트가 거의 그려지지 않는 것이 이 작품의 특징입니다만, 현실 세계에서는 최근 1년 정도 되는 기간에 『유유시키』에 관련한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스마트폰용 RPG 「키라라 판타지아」 참가. 「망가 타임 키라라전」 참가. 『유유시키』 연재 10주년 기념전 개최. 그리고 얼마 전에는 고비라 할 수 있는 단행본 10권도 발매되었습니다.

뭔가 딱 떨어지는 타이밍에 네토라보는 작가인 미카미 코마타 (三上小又) 선생님께 인터뷰를 실시. 분주했던 이 1년간과 지금까지의 10년간을 정리하여 되돌아 보았습니다.

10년간 가장 힘들었던 일은 「키라라 판타지아」의 그 일러스트

『유유시키』 연재 10주년, 그리고 단행본 10권 발매 축하드립니다. 연재를 시작할 무렵에, 이때까지 계속하고 싶다 생각하고 계셨나요?

미카미 코마타 선생님: 아니, 그렇지 않았을지도 모르겠네요. 「망가 타임 키라라」라는 4컷 만화 전문지에서 연재를 시작함에 있어서 『히다마리 스케치 (ひだまりスケッチ)』나 『러키☆스타 (らき☆すた)』를 참고했는데요, 그것들도 당시엔 4·5권밖에 나오지 않았던 것 같고. 여캐릭터가 메인인 4컷 만화로 10권이나 계속할 수 있다는 이미지가 없었습니다.

※ 『유유시키』의 연재가 시작된 2008년 3월 시점에서 『히다마리 스케치』는 3권, 『러키☆스타』는 5권까지 간행.

그 10권을 맞이한 지금의 기분은.

참 질리지도 않고 10년이나 계속 그려왔구나 싶어요. 오래도록 하다 보면 열의를 잃어버린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저 같은 경우 그런 일은 전혀 없고 좋을대로 그리고 있어서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최근 1년 정도 되는 기간에 『유유시키』에 관련한 여러가지 사건이 있었습니다. 먼저, 2017년 12월에 스마트폰용 RPG 「키라라 판타지아」가 출시되어 『유유시키』의 캐릭터들도 참전했는데요, 미카미 선생님도 키라판을 플레이하신다고.

네. 거의 매일 로그인하고 있습니다. 『히다마리 스케치』, 『A채널 (Aチャンネル)』, 『슬로 스타트 (スロウスタート)』는 작품 자체의 팬이라서 곧잘 파티에 넣고 있습니다. 특히 5성 토오루(A채널)를 넣고 있으면 톳테오키가 잘 쌓입니다. 물론 『유유시키』 캐릭터도요. 우리 아이들은 거의 전원 레벨 MAX까지 올렸습니다.

저도 5성 유즈코를 계속 파티에 넣고 있습니다. 캐릭터들의 의상도 귀여워요.

키라라 판타지아용 일러스트는……, 솔직히 그리는 게 힘듭니다. 일로든 취미로든 판타지스러운 걸 창작해본 적이 거의 없었어서 제 머릿속에 서랍이 없단 말이에요. 다른 소셜 게임도 그다지 하지 않고요. 그래도 처음부터 등록되어 있는 3인방의 디자인은 비교적 순조롭게 나왔습니다만, 가장 시간이 오래 걸린 건 히나마츠리 이벤트의 유이거든요.

『유유시키』 담당 편집자: 그때는 미카미 선생님도 꽤 엄살 피우셨던 기억이 있습니다. 원래 마감은 확실하게 지키시는 분인데 그때는 꽤 늦으시기도 하고.

미카미 선생님: 판타지의 세계관과 히나마츠리라는 이벤트와 거기다 유이라는 캐릭터를 혼합할 방법을 전혀 모르겠는 겁니다. 스트레스로 목 언저리에 뾰루지가 생겨서 피부과에도 가고 힘들었죠. 그게 이 10년 중에 가장 힘들었습니다. (웃음)

그 일러스트에 그런 고뇌가……! 키라라 판타지아는 일러스트를 그리는 것 말고도 시나리오 감수도 있다고 들었는데요, 『유유시키』의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메인 퀘스트 7장도 미카미 선생님께서 감수하신 건가요.

네, 일단 그쪽에서 플롯을 받고 그걸 훑어보았습니다. 그 단계에서는 유즈코가 바보같이 되어 있었기에 조금 더 똘똘한 느낌이 들도록 했죠.

원작에서도 유즈코는 유이와 유카리가 상대이니까야말로 까부는 게 있으니까요.

유즈코는 좀 심해지면 상당히 열받는 아이가 되어 버리죠. 3명 가운데서의 분위기를, 그대로 다른 작품의 캐릭터에게도 가져와 버리면 인상도 다르게 느껴지기 때문에 그 부분에 주의하면서 대사나 뉘앙스를 조정했습니다. 나머지는 원작의 대사를 여기에 끼울 수 있겠다 생각하고 멋대로 끼우기도 하고요.

7장을 플레이했을 때 원작에도 그려지지 않은 3명의 중학생 시절 에피소드가 나와서 놀랐습니다. 그것도 미카미 선생님이 끼워넣으신 건가요.

그 설정은 애초에 제 머릿속에는 있었습니다. 유즈코가 성적이 좋게 나오고, 유즈코의 시험인가 뭔가를 어쩌다 보게 된 유카리가 유이에게 말하고, 그것을 계기로 유이가 유즈코에게 말을 건다, 라는. 다만 계속 함께 있는 3명이 굳이 중학생 시절의 추억을 이야기할 때가 없으니 어디에도 그리지 않을 예정이었습니다만.

키라라 판타지아에는 다른 캐릭터도 나오니까 만남의 이야기를 해도 위화감이 없을 것 같습니다.

그렇네요. 하지만 키라라 판타지아를 하지 않는 『유유시키』를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뒤따라 원작에도 낸다는 흐름입니다.

덧붙여, 그 중학생 시절 에피소드를 구체적으로 그리실 예정은?

현 시점에서는 없습니다. 『유유시키』는 정말로 그저 잡담이랄까, 캐릭터가 이야기하려는 것을 그릴 뿐인 작품이라서 제가 이런 걸 그리고 싶다고 해도 가능성이 없어요.

손의 묘사를 고집하는 것은 ‘현실감’이 제일 나오는 파츠라서

다음 이벤트로, 작년 11월 17일~25일에 「망가 타임 키라라전」, 11월 30일~12월 2일에 『유유시키』 10주년 기념전이 모두 아키하바라에서 개최되었습니다. 개최 일정은 의도적으로 가깝게 하신 건가요?

담당자: 그건 우연입니다. 정확히는 작년 3월로 딱 연재 10주년인데요, 회장이 비는 일정 등 관계로 키라라전 직후에 개최하게 되었습니다.

키라라전에서는 망가 타임 키라라의 창간 콘셉트가 ‘희망’, ‘꿈’, ‘용기’, ‘설렘’이라는 것도 밝혀졌는데요, 『유유시키』에 이런 요소가 들어가 있다고 생각하세요?

저도 키라라전에서 처음 알게 된 거라서 특별히 의식한 적은 없습니다. 처음에 『유유시키』를 그리기 시작했을 때 제 머릿속에 ‘기분 좋은’ 것을 그리려는 이미지는 있었지만요. 기본적으로 밝은 거라는 의미로는 가까울지도 모르겠네요.

읽으면 기운이 나는 작품을, 이라는 뜻인가요?

그런 거 있잖아요. 사이 좋은 친구와 호흡으로 대화하는 게 기분 좋다든가, 웹 서핑을 하다가 토막 지식을 알게 되면 기분 좋다든가. 그런 것들을 한 번에 섭취할 수 있는 멀티비타민 같은 거죠.

OVA 발매 때 인터뷰에서도 담당자분과 협의할 때 자주 “기분 나쁘다”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하셨지요. 미카미 선생님께 있어서 ‘기분 좋다’, ‘기분 나쁘다’는 역시 중요한 감각인 건가요.

그렇죠. 대화의 템포에서도 기분 좋다, 나쁘다는 자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연재를 시작했을 무렵에는 카메라 워크나 4컷 만화의 이론 같은 것도 의식하고 있었습니다만 그러면 ‘기분 나쁘게’ 돼 버리는 일이 있어서요. 도중부터는 이론보다도 그리면서 ‘기분 좋다’고 생각되는 걸 우선하게 되었습니다.

키라라전과 10주년 기념전의 신작 일러스트는 같은 시기에 그려진 건가요?

키라라전 것은 1년 전부터 조금씩 그리다가 10주년 기념전 이야기를 들은 건 9월쯤이라서 그때부터입니다. 10주년 기념전의 일러스트, 처음엔 평범하게 서 있는 그림을 한 명씩 그려 달라는 오더였습니다만 귀여울 것 같아서 메이드복을 입혀 버렸습니다. 그리고 선생님의 교복 차림도 에로하다는 평판이라 기뻤죠. 어딘가 제 안에 『유유시키』 캐릭터를 에로하다고 여겨 줬으면 하는 욕망이 있어서요.

자기 작품의 캐릭터를 성적인 눈으로 보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작가분도 있을 거라 생각하는데요, 미카미 선생님께서는 오히려 봐 줬으면 좋겠다?

막 엄청 그런 건 아닌데요. (웃음) 유즈코 일행은 귀여운 여고생이고, 선생님은 미인에 거유인 영어교사니까 만약 실제로 있다면 분명히 에로하다고 생각하지 않을까요.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그러니 독자분께도 가끔은 그렇게 생각해 주셨으면 좋겠어요. 도비라에에서도 유카리가 딸기를 먹으려 하거나, 선생님이 엉덩이를 이쪽으로 향하고 있거나, 그런 일러스트를 노려서 그리고 싶을 때가 있죠.

색기 이야기라면, 미카미 선생님의 그림은 ‘손’의 묘사에 굉장히 집착하는 느낌이 듭니다.

손, 참 좋죠……. 집착하는 건 단순히 제가 손 페티시라서 그런데요, ‘현실감’이 가장 표현되는 부분이라서 그런 것도 같습니다. 만화에 나오는 여자아이의 손은 펼쳤을 때 중지와 약지가 붙어 있거나, 주먹을 쥐었을 때 제대로 쥐지 않고 있거나, 실제로 하지 않을 법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게 개인적으로 좀 거슬렸거든요. 요컨대 리얼한 손의 움직임을 좋아하는 것 같아요.

‘이 사람이 그리는 손이 좋다’고 생각하시는 작가분이 계실까요?

미야비 아키노 (みやびあきの) 선생님의 『나데시코 도레미솔라 (なでしこドレミソラ)』는 화악기를 켜고 있는 여자아이들이 있는 표지의 손을 굉장히 좋아합니다. 그리고 만화는 아니지만 저번에 텔레비전 방송 『미의 거인들』에서 본 오카모토 신소의 『승부놀이를 하고 있는 세 명의 마이코 습작』이라는 일본화의 손이 엄청났습니다. 처음 봤을 때 뭐야 이거, 멋있잖아! 같은 식으로 흥분했었죠.

봄이 되면 교우관계도 리셋되는 ‘유유시키 시공’의 비밀

미카미 선생님을 인터뷰할 기회가 있다면 『유유시키』의 시계열에 대해 여쭙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작중에서와 현실의 계절을 연동시키면서도 흔히 말하는 ‘사자에상 시공’이 아니고, 3월에서 4월이 되는 타이밍에 교우관계 등을 리셋시킨다는 보기 드문 구성을 하고 있는데요, 그런 방식으로 그리려고 한 계기는 무엇인가요?

그건 『히다마리 스케치』 애니메이션을 참고로 했습니다. 캐릭터들이 보내고 있는 1년간은 고정하면서 처음 제목에 ‘몇 월 며칠’이라고 내보내서 과거나 미래의 이야기를 따로따로 소개해 가는 거죠. 거기다 키라라 발매월에 있었던 에피소드를 그리려고 한 결과, 의도했다기 보다는 자연스럽게 지금의 형태가 되어 간 느낌입니다.

과연, 히다마리에서였군요……. 어쩌면 비슷한 루프 방식을 하고 있는 『후온 커넥트! (ふおんコネクト!)』에서 아이디어를 얻으셨나 싶었는데요.

아, 그건 우연일 겁니다. 『후온 커넥트!』도 좋아하는 작품이라서 읽고 있기는 했지만요.

담당자: 이전에는 4컷 만화 잡지는 잡지 발매 시의 현실과 계절감을 맞추는 방식이 국룰 같은 것이었는데요, 「키라라」도 어느 정도 그 흐름을 탔던 거죠. 작품의 정사 같은 건 무너뜨리지 않고 잡지의 발매일에 맞춘 내용을 구성하는 방식은 ‘루프 시공’을 피하면서 잡지 발매 시의 계절감도 감안하는 하이브리드 수법입니다. 최근에는 작중의 시계열에 따라 이야기를 진행하는 작품이 많아져서 이 수법을 사용하는 건 키라라 본지에서는 『유유시키』 정도네요.

루프하는 횟수도 꽤 늘었는데요, 시계열의 정합성을 위해서 메모 같은 건 하셨나요?

월 단위로 대충 생각하는 정도고, 날짜까지 구체적으로 정해 놓지는 않았습니다. 5~6월에 유이와 오카노가 친해지고, 그 뒤에 하세가와도 얽히고 해서 여름 동안 한 걸음 더 친해지고, 12월 초에 하세가와의 집에 다 함께 가서 더 사이가 좋아지는 그런 느낌이에요.

그리고 3학기에 들어가면 아이카와 일행이 정보처리부 부실에 놀러오게 되는 거군요.

부실이라고 하면 11월 정도에 캐비닛에 스티커가 2개 붙게 된다는 설정이 있기도 합니다. 제 딴에는 일단 지키고 있는 건데요, 그것에 대해 에피소드를 그릴 예정이 전혀 없어서 말이죠. 아마 누가 붙인 거겠죠.

『유유시키』에는 열성적인 팬도 많이 있으니까 시계열에 관해서는 독자 분들이 더 잘 아실지도 모르겠네요.

아마도요. 자세하게 살펴보면 모순된 부분도 있을 거라서 지적받으면 곤란합니다. (웃음)

다시금 『유유시키』 10년의 발자취에 대해서도 묻고 싶습니다만 창간 초기부터 연재되고 있던 『삼자삼엽 (三者三葉)』이 완결하게 되어서 키라라 본지에서는 『유유시키』와 『여기저기 (あっちこっち)』가 가장 길게 연재한 작품이 되었습니다. 그런 실감은 나시나요?

※ 연재 개시는 『여기저기』가 먼저이나 단행본 권수는 『유유시키』의 10권이 최다.

실감…… 그다지 없네요. 연재를 시작할 무렵에는 작가분들이 모인 회식 자리에 이따금씩 참가했었는데 주변에는 모두 선배들뿐이라 저는 신인이라고 생각했었는데요. 그런 모임에도 안 가게 되어서 베테랑으로서의 실감은 딱히.

담당자: 편집부에서 새로운 작가님을 알아볼 때에도 키라라에서 아는 작품이 있으신지 물으면 『유유시키』는 알고 있다고 말해 주시는 분은 많은 것 같아요.

미카미 선생님: 그렇게 말씀해 주시는 건 고맙지만 대표 작품이라는 의식은 전혀 없습니다. 오히려 『유유시키』는 언제나 본선과는 동떨어진 걸 그리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다른 인터뷰에서도 말했던 것 같은데, 너무 귀엽게 그리지 않도록 한다거나, 한 컷에 캐릭터가 짠 하고 튀어나오는 컷은 그리지 않도록 한다거나, 미소녀 4컷 만화의 왕도를 걷고 있다는 느낌이 안 들어서요.

‘현실감’ × ‘절묘한 에로함’ = 『유유시키』?

캐릭터에 대해서도 여쭤보고 싶습니다. 트위터에 올리시는 트윗 등을 보고 있으면 미카미 선생님은 유카리를 가장 좋아하시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좋아’한다기보다는 ‘귀여워’하는 걸지도요. 존재가 가장 귀엽다고 생각하는 건 유카리입니다.

팬북 인터뷰에서 유즈코 일행에게 쏟고 있는 애정과 오카노 일행에게 쏟고 있는 애정에는 차이가 있다고 말씀하셨는데요, 그 후에 단행본 후기에서는 “꽤 근접했다”고도 쓰여 있었습니다. 최근에는 어떠신가요?

오카노와 하세가와는 제 안에서 꽤 에로해지고 있습니다.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귀여운 여고생이 실재한다면 에로하다는 설’, 있잖아요. 그건 즉, 오카노와 하세가와의 실재감이 늘었다는 게 되어서요, 전보다도 제법 애정도는 오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말씀에 ‘에로하다’라는 단어가 나와서 기사에 어떻게 적을지 고민되네요……. (웃음) 미카미 선생님의 안에서 ‘실재감’과 ‘에로함’은 밀접히 관련되어 있겠군요.

그렇네요. 대화도 리얼했으면 좋겠고, 움직임도 리얼했으면 좋겠습니다. 예전에 어떤 작가분과 술을 마셨을 때…… 자세한 내용을 이야기하면 편집될 것 같기는 한데요, (웃음) ‘실재감’과 ‘에로함’과 ‘레어도’의 균형에 대한 이야기를 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아이돌 화보보다도 좋아하는 반 친구의 뒷모습이 더 두근거린다는 그런 느낌이죠. 그런 감각이 『유유시키』에도 들어있는 것 같아요. 리얼하게 있을 법한 여고생이, 리얼하게 할 법한 대화나 움직임을 하고, 가끔씩 에로함을 보인다. 그것들이 균형 좋게 조화되면 독자들도 좋아해 주지 않겠느냐는 거죠.

좋아해 준다는 건 작품이 아니라 캐릭터를?

네, 캐릭터입니다. 소년 만화의 목적이 ‘독자를 흥분시킨다’, 순정 만화의 목적이 ‘독자를 설레게 한다’라면 『유유시키』의 목적은 ‘캐릭터를 좋아하게 한다’라서요. 너무 귀엽게 그리지 않도록 한다는 것도 그런 이유이고, 처음에 ‘귀엽다’가 오면 ‘좋아한다’가 되기 어려워진다는 감각이 왠지 모르게 있단 말이죠. 귀여운 모습을 하고, 귀여운 옷을 입고, 귀여운 포즈를 취하고, 귀여움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막다른 귀여움이랄까, 좋아하는 걸로 이어지기 어렵달까요.

거짓 같다, 라는 것인가요.

그런 것 같네요. 손의 묘사도 그렇고 실제로 안 할 법한 포즈는 그리지 않는 것도 모두 ‘실재감’과 관련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 스스로 말하면서 깨달았습니다. 명확한 근거가 있는 게 아니라 그냥 감각으로 그리고 있는 거니까요.

미카미 선생님이 어떤 식으로 『유유시키』를 그리고 있는지를 조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앞으로의 전망에 대해 여쭤보고 싶은데요, 다른 인터뷰에서도 이 화제를 꺼내면 선생님의 텐션이 낮아지는 것 같아서 말이죠, 여쭈어도 될지 어떨지요.

3학년으로 진급할지 어떨지 하는 이야기군요. 유즈코 일행은 모두 머리도 좋고, 가정도 괜찮기 때문에 대학은 무조건 갈 겁니다. 그래도 수험 공부라는 게 역시 큰일이잖아요. 그렇다고 수험 이야기를 피하는 것도 부자연스럽고, 그런 상황으로 그려도 ‘기분 좋다’고 느껴질까 싶어요.

역시 현 시점에서는 2학년의 이야기를 계속 그리고 싶으신가요?

네. 그래도 한 번은 독자분께 지적받아서 그럴 만하다고 생각 적도 있습니다. 단행본 7권 권두에서 오카노 일행이 부실에 오는 이야기에서 6명이 친한 상태이므로 2학년 겨울 이후인데요, 아무도 코트를 입지 않고 있거든요. 3월부터 다시 코트는 입고 있으니 ‘이 장면은 3학년 때의 이야기가 아닌가’ 하고 고찰하신 분이 계셨습니다.

분명 그렇군요……. 무의식 중에 3학년의 이야기를 그리고 계셨다고.

뭐, 아마 코트를 그리는 걸 깜박한 것뿐이지만요. (웃음) 하지만 그 이야기를 듣고 저 스스로도 ‘진짜네!’라고 생각했고, 그 장면만 3학년이라고 해도 되지 않을까 싶어요.

그렇게 되면 새 캐릭터를 등장시킬 예정도 없는 걸까요. 개인적으로는 유즈코의 언니가 분명 미인일 거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얼굴이 보고 싶습니다.

새 캐릭터는…… 생각하고 있지 않네요. 유즈코가 자기 방에 있는 걸 그리려는 이미지는 있습니다만 끼워넣을 곳이 없어서.

3명은 언제나 유이의 집에 모이는데요, 유즈코나 유카리의 집에 가지는 않는 건가요.

제 학창시절을 되돌아보면 보통 저희 집에 모일 때가 많아서요, 제가 친구네 집에 가는 경우가 없었습니다. 그 감각을 그리고 있는 거라서, 언제나 유이의 집에 모이는 게 『유유시키』에 있어서 ‘리얼’인 것 같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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